디앤디파마텍이 '페그세브레나타이드(NLY01)'와 표적항암제 '보라시데닙(vorasidenib)'을 병용 투여하면 뇌종양 세포가 사멸하고 생존기간이 연장된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디앤디파마텍은 23일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페그세브레나타이드'와 '보라시데닙'을 병용해 IDH 변이 신경교종(mIDH glioma)의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 전임상 연구 결과가 글로벌 생명과학 논문 사전공개 플랫폼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존 드 그루트(John de Groot)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교수와 파비트라 비스와나스(Pavithra Viswanath)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다.
논문 제목은 'GLP1R agonists and vorasidenib converge on peroxynitrite-mediated cytotoxicity in mutant IDH glioma(IDH 변이 신경교종에서 GLP1R 작용제와 보라시데닙의 과산화아질산염 매개 세포독성 수렴 효과)'이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자회사 뉴랄리(Neuraly)를 통해 페그세브레나타이드 연구용 약물을 제공했으며, 관련 기전 논의도 지원했다.
논문에 따르면 전임상 연구에서 병용 치료의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IDH 변이 신경교종 마우스 모델에 페그세브레나타이드와 보라시데닙을 병용 투여했다.
그 결과 보라시데닙 단독 투여 대비 뚜렷한 종양 축소(tumor regression)가 관찰됐다. 중앙 전체생존기간(median overall survival)은 22일에서 36일로 약 60% 연장됐다(p<0.0001).
페그세브레나타이드는 리라글루타이드 대비 약 14분의1 수준의 몰(mole) 투여량으로 평가됐으며, 약물 노출이 제한될 수 있는 비강 투여 방식에서도 뚜렷한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다.
UCSF 연구팀은 환자 및 마우스 유래 IDH 변이 신경교종 모델에서 GLP-1 수용체(GLP-1R)의 발현을 확인했다. 이어 페그세브레나타이드를 비롯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보라시데닙의 병용 효과를 평가했다.
두 약물은 단독으로도 각각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데, 병용 시에는 서로 다른 대사 경로에서 생성된 활성 분자들이 결합해 강력한 세포독성 물질인 '과산화아질산염(peroxynitrite)'을 형성함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종양 세포 내 cAMP-PKA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해 NOS1 효소를 통한 일산화질소(NO) 생성을 늘린다. 이는 종양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DNA 합성을 억제해 세포 증식을 막는다.
보라시데닙은 변이 IDH 효소를 억제해 D-2HG 생성을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 내 초과산화물(superoxide) 생성을 증가시켜 종양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두 약물을 병용하면 일산화질소와 초과산화물이 반응해 과산화아질산염을 형성하며, 이는 종양 세포의 지질 및 DNA 손상을 통해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한다.
IDH 변이 신경교종은 주로 젊은 성인에서도 발생하는 난치성 희귀 뇌종양이다. IDH1 또는 IDH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암 유발 대사물질 D-2HG의 비정상적 축적이 특징이다.
프랑스 세르비에(Servier)가 개발한 보라시데닙은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IDH 변이 신경교종 표적치료제다. 종양 성장을 지연시키지만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세포독성 효과는 제한적이다.
디앤디파마텍은 UCSF 연구진과 협력해 IDH 변이 신경교종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 추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임상에서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가 확인되면 희귀 뇌암 치료제로의 개발을 본격화하고, 미국 FDA의 신속심사 및 신속승인 관련 제도 활용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페그세브레나타이드는 약 12~14일의 긴 반감기와 뇌 내 높은 펩타이드 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파킨슨병 임상 2상에서는 60세 미만 환자 하위군에서 치료 효과를 시사하는 결과가 관찰됐다. 현재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 주도로 약 120명 규모의 다발성 경화증(MS)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보라시데닙은 IDH 변이 신경교종 치료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온 표적치료제이지만, 종양의 증식 억제를 넘어 직접적인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페그세브레나타이드와 보라시데닙의 상호보완적 작용을 통해 암세포 사멸과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전임상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UCSF 연구진과의 협력을 통해 후속 임상 개발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페그세브레나타이드의 치료 영역을 기존 신경계 질환에서 난치성 희귀 뇌암으로 확대함으로써 파이프라인의 의학적·사업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