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깐깐한 수출 통제 문턱을 마침내 넘은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페이블5(Fable 5)'가 글로벌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1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은 자사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페이블5가 돌아왔다"는 짤막한 메시지를 올리며 글로벌 서비스 정상화를 공식 선언했다. 페이블5는 앤트로픽이 자랑하는 최상위 보안 특화 모델인 '미토스(Mythos)'에 버금가는 강력한 연산 및 취약점 탐지 능력을 자랑한다. 다만, 미토스와는 달리 생화학 무기 제조나 사이버 해킹 등 치명적인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있는 프롬프트(명령어)에는 아예 답변을 거부하도록 이른바 '안전장치(가드레일)'가 두텁게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이용자들은 클로드, 클로드 코드, 클로드 코워크 등 앤트로픽의 자체 생태계 내에서 즉각 페이블5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프로·맥스·팀·기업 등 유료 요금제 가입자는 오는 7일까지 본인 기본 제공량의 절반 내에서 페이블5를 쓸 수 있으며, 이후부터는 별도의 추가 과금이 적용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대형 외부 클라우드망을 통한 서비스 역시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서비스 복귀와 발맞춰 그간 발목을 잡았던 보안 논란도 정면 돌파했다. 앞서 미 당국이 꼬집었던 '탈옥(우회 접속)' 취약점과 관련해 앤트로픽 측은 "해당 기법으로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 역량이 유출된 바 없으며, 이는 당사뿐 아니라 타사 AI 모델들도 공통으로 겪고 있는 한계"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거쳐 시스템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 현재는 위험 행동 패턴의 99% 이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빗장이 풀린 페이블5와 달리, 최고 등급인 미토스5의 국외 반출은 당분간 요원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당국은 미토스5의 사용 권한을 철저한 검증을 마친 자국 내 극소수 핵심 기관 및 기업으로만 꽁꽁 묶어두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최상위 AI 도입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앤트로픽은 글로벌 보안 연합체인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지렛대 삼아 15개국 150여 개 기관에 미토스5를 풀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미국 내 파트너들의 접근권만 우선 복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결국 해당 연합체에 합류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국내 핵심 기업들은 통제 기조가 완화될 때까지 기약 없이 미토스5 도입을 미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