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2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의를 개최해 전쟁으로 금고가 빈 우크라이나의 재정 지원에 쓰일 900억유로(약 156조원) 규모의 대출 지원 및 제20차 러시아 제재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기존의 반대 입장을 철회한 데 따른 결과다.
친러시아 노선을 걸어온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12월 EU 정상회의 때만 해도 자국의 자금 분담 면제를 전제로 지원안에 동의했으나, 헝가리 총선 정국에 접어들며 태도를 바꿨다.
더욱이 지난 1월 폭격 피해를 본 드루즈바 송유관(러시아산 원유를 우크라이나·헝가리·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으로 나르는 관로)의 가동이 중단되자, 그는 우크라이나가 의도적으로 수리를 지연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EU 차원의 자금 지원을 막아섰다.
그러나 12일 헝가리 총선 결과 중도우파 티서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차기 정부 수반으로 확정된 머저르 페테르 티서당(Tisza Párt) 대표가 취임 후 우크라이나 자금 조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동시에 드루즈바 송유관의 신속한 정상화를 요구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21일 해당 관로의 수리 완료 사실을 알리며 호응했다.
정권 교체로 16년 만에 퇴임하게 된 오르반 총리는 결국 신임 내각이 구성되기 전 반대 의사를 굽혔고, 우크라이나 대출 및 대러 제재 안건은 그의 동의를 거쳐 본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헝가리와 보조를 맞춰 안건 통과를 저지해 온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송유관 재가동 소식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번에 합의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안 및 제20차 러시아 제재안은 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예정된 23일 서면 결의를 통해 최종 발효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2분기 중 우크라이나에 초기 자금을 송금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규 제재안에는 러시아의 핵심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 유조선 대상 해상 서비스 지원을 원천 봉쇄하고, 현지 에너지 기업과 은행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이 명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