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동전쟁 여파로 닥친 심각한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22일 역내 통합 대책을 발표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일정을 공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무력 충돌 이후 치솟은 가스 및 유가 탓에 EU 27개 회원국이 감당해야 할 초과 지출 규모가 220억유로(약 38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동 사태 발생을 기점으로 유럽 시장의 가스와 원유 가격은 각각 48%, 41% 폭등했다.
차량용 연료비 급등은 물론 농업 및 제조업 현장의 가동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며 실물 경제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프랑스 싱크탱크 자크들로르 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EU 소속 22개국이 유류세 인하 등 총 90억유로(약 15조8000억원) 규모의 자체적인 물가 대응책을 이미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개별 국가 단위의 대응만으로는 위기 극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EU 집행위원회 차원의 개입이 본격화됐다.
이번에 윤곽을 드러낼 방안에는 피해가 집중된 특정 산업계를 각국 정부가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국가보조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회원국들이 에너지를 선점하려다 오히려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EU 차원에서 가스 저장 및 비축유 방출 등을 일괄 조율하는 시스템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노후 건물 개보수나 생산 시설 교체를 통한 에너지 소비 효율화 작업 역시 추진 대상에 포함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현재의 사태가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결과라고 지적하며, 해당 자원은 앞으로도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역내에서 자체 조달이 가능하면서도 단가가 낮고 안정적인 전력원 확보를 주문하며, 5월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및 전력망 연계 가속화 등을 골자로 한 추가 규제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22일 공개될 EU의 이번 청사진에 가스 가격 상한제 등 시장을 직접 통제하는 조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에 충격을 주는 대신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재정 악화를 방어하면서 점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 비중을 줄여나가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