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형 운용사 라운드힐이 2일 출시한 해당 펀드는 밀려드는 매수세와 편입 자산의 가치 급등이 맞물리면서, 시장 진입 2주 만인 17일 총운용자산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데뷔 당시 25만달러(약 3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운용 규모가 21일(현지시간) 기준 12억2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라운드힐 측이 세계 최초의 메모리 전용 펀드라고 명명한 이 상품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를 겨냥한 테마형 투자 상품이다.
21일 기준 총 11개 편입 종목 중 SK하이닉스(26.9%)와 삼성전자(23.4%)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종목의 비중이 50%를 웃돌아 실질적으로 한국 증시 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ETF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뒤이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20.9%의 비중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월가에서는 뚜렷한 마케팅 활동조차 없었던 소규모 운용사의 테마형 ETF가 이처럼 단기간에 거액을 끌어모은 상황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TF.com은 "해당 상품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놀라운 흥행을 기록 중"이라며 "올해 소규모 운용사들이 출시한 펀드 가운데 가장 영리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 분야가 메모리 업계임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3대 핵심주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증시에만 상장돼 있어 미국의 기존 펀드들이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 공백을 해당 ETF가 채운 것이 흥행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분석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신생 펀드치고는 비정상적일 만큼 엄청난 거래량"이라며 "현존하는 AI 관련 투자 중 가장 저평가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소형 운용사 상품 중에서는 유례없는 수준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WSJ은 특정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ETF들은 해당 산업이 시장에서 정점을 지날 시기에 등장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저조한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