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공격주체에 의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드론에 의한 타격을 입었으나 관련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UAE 공보청과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에 따르면, 해당 공격이 발생한 장소는 원자로 격납건물,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주제어실 등 주요 인프라가 자리한 내부 경계망 외곽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방사능 유출은 없으며 원전 핵심 시스템 역시 정상 가동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또한 UAE 당국의 보고를 인용해 방사능 수준이 정상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원전 3호기의 경우 비상 디젤 발전기를 통해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상태다.
중동 지역 첫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인 바라카 원전은 한국전력이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차세대 원전 노형 'APR1400' 모델을 아부다비에 도입해 건설했다.
지난 2009년 수주를 거쳐 2024년 4월 총 4개 호기(5600㎿)가 전면 상업 가동에 돌입해 UAE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5%를 담당하고 있다. 현지에는 한국전력을 포함해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 협력사 직원들이 다수 체류 중이나, 한국 외교부와 한국전력은 한국인 직원의 피해가 없음을 최종 확인했다.
한국전력 측은 원전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외곽 전력 설비 화재로 파악하고 있으며, 안전 확보 차원에서 원전 1기의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일부 현지 직원을 원격 근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무인기들의 진입 경로는 서쪽 국경 방향이었으며, 총 3대 가운데 2대는 방어망에 격추됐으나 1대가 원전 주변 발전 시설에 명중했다. UAE 국방부는 정확한 이륙 지점 등을 규명한 뒤 구체적인 경위를 브리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군사적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하얀 UAE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그로시 사무총장과 전화 회담을 갖고, 영토 보전과 자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가용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아부다비 서쪽 약 280㎞, 서쪽 국경선 기준 직선 60~70㎞ 부근에 자리한 바라카 원전이 피격된 시점은 미국과 이란 양국 간의 휴전 상태가 불안하게 이어지던 시기였다. 무력 충돌 중단 기간임에도 이란이 배후인 것으로 의심되는 도발이 UAE 영토 내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해 왔으나, 이란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부 이란 언론은 당국이 즉각 자국을 배후로 지목하지 않은 점과 서쪽 국경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성을 근거로, 최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소행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