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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다이먼의 경고 "사모대출 부실, 예상보다 심각할 것"…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4.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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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연례 주주서한서 레버리지 론 투명성 부족·신용 기준 완화 직격
블랙스톤 등 줄이은 환매 요청 속 미·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겹쳐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금리 상승 및 대규모 자금 이탈 가능성 진단

사진=Gemini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6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발송한 연례 서한을 통해 제1금융권 밖에서 자금을 융통하는 사모대출 영역의 위험성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신용 사이클이 전환기를 맞이하는 시점이 오면,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 중심의 레버리지 론에서 발생할 손실은 현재 거시경제 지표로 추산한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러한 진단의 배경에는 금융권 전반에 퍼진 신용 기준 완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다이먼 CEO는 "전 부문에 걸쳐 대출 문턱이 사실상 크게 낮아졌다"며 지나치게 낙관적인 미래 실적 전망과 느슨한 약정, 이자를 원금에 얹어 갚게 하는 '페이먼트 인 카인드(PIK)' 기법의 남용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사모대출 특유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투명성이 떨어지고 엄격한 평가 기준이 없다 보니, 기업의 실제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시장 악화에 대한 공포심만으로 대규모 투매가 촉발될 위험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블랙스톤, 아레스 등 월가의 주요 투자회사들은 이미 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거센 환매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사모대출 기반의 레버리지 론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로, 미국 전체 하이일드 채권 시장(1조5000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다이먼 CEO는 13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등급 채권이나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아 당장 시스템 위기로 번질 파괴력은 낮다고 보면서도, 과거 파산 사태 당시 언급했던 "주방에 바퀴벌레가 한 마리 보인다면 보이지 않는 곳엔 더 많은 놈들이 숨어있는 법"이라는 비유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수면 아래 잠재된 신용 위험을 경계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에 미칠 파장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다이먼 CEO는 미·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분쟁을 언급하며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면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파국이 도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에너지 수입국들은 이미 타격을 체감하고 있으며, 꼬일 대로 꼬인 글로벌 공급망 탓에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부터 식품, 농업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인 차질이 빚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금의 지정학적 사태가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의 새 판을 짜는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겹악재는 글로벌 경기침체는 물론, 물가 상승과 저성장이 늪에 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품고 있다. 다이먼 CEO는 올해 시장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 '파티의 불청객(skunk at the party)'으로 좀처럼 식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그는 "이 끈적한 물가 상승세만으로도 금리는 오르고 자산 가격은 꺾일 수밖에 없다"며 "어느 순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게 되면, 시장의 막대한 자금이 순식간에 현금으로 빠져나가는 대규모 이탈 사태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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