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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블랙스톤, 38억달러 환매 수용..美 사모대출 시장 불안 확산

서윤석 기자

입력 2026.03.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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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RED 지분 7.9% 환매 요청 대응..월가 "대규모 자금 이탈 신호"

사진=블랙스톤 건물



미국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주요 투자사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자사 대표 사모대출 펀드인 'BCRED(Blackstone Private Credit Fund)'와 관련해 펀드 지분의 7.9%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환매 규모는 총 38억 달러(약 5조6000억원)에 이른다.

블랙스톤은 투자자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분기별 환매 한도를 기존 펀드 지분의 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또 블랙스톤 임직원 펀드가 추가 지분 매수에 나서 전체 지분의 0.9%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흡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직전 분기 환매 요청액 전액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안을 두고 "대규모 자금 이탈에 직면한 사모대출 업계의 불안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고 평가했다.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신용 위험 경고는 최근 월가 안팎에서 이어져 왔다. 특히 기술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의 경우 환매 압박과 함께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지난 1월 기술기업 대출 특화 사모대출 펀드의 분기 환매 한도를 17%로 확대했고, 결국 펀드 지분의 15%를 투자자에게 반환했다. 블루아울 주가는 올해 들어 3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최근에는 자사가 운용 중인 한 펀드의 환매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해 시장의 긴장감을 더욱 키웠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를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BNP파리바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던 사태에 빗대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투자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형태의 대출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자 비은행권이 기업대출 시장의 공백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시장 규모가 급팽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업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기업 파산 사례를 언급하며 "바퀴벌레가 한 마리 보이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신용시장 전반의 위험을 경고했다.

월가에서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도 사모대출을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다음 대형 금융위기는 사모대출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산업 재편으로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부실화가 올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업계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사모대출 업계의 유동성 관리 능력과 신용 리스크 통제가 향후 금융시장 안정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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