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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켄밀러, 쿠팡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美경제권력 핵심 인맥 보유"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2.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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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펀드 출신 거물, 재무장관·연준의장 후보와 긴밀한 관계

사진=Gemini

미국 행정부 경제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쿠팡에 장기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온 사실이 드러나 주목받고 있다.

드러켄밀러의 개인 투자법인인 듀케인 패밀리오피스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유주식 현황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쿠팡 주식 463만주를 확보하고 있었다. 지분율로는 0.3% 수준이다. 당시 쿠팡 종가 31.97달러를 적용하면 약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 규모의 투자액이다. 다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지분의 시장가치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약 9300만달러(약 1300억원)로 감소했다.

드러켄밀러는 2021년 3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되기 훨씬 이전인 비상장 단계부터 쿠팡에 자금을 투입한 초창기 투자자로 확인됐다. 미국 CNBC 방송은 쿠팡 상장 당시 보도를 통해 드러켄밀러가 쿠팡 비상장 주식에 장기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케빈 워시 당시 쿠팡 이사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워시는 2019년 쿠팡 사외이사로 영입돼 현재까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듀케인이 과거 제출한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쿠팡 상장 이후 한동안 지속적으로 쿠팡 주식 보유량을 확대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4분기에는 쿠팡 단일 종목이 듀케인이 보유한 전체 상장주식 포트폴리오의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을 대폭 늘렸다. 2023년 말에는 보유 주식 수가 2291만주로 증가했으며 지분 가치는 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2024년 1분기 말에는 지분 가치가 4억달러(약 56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2024년 들어 듀케인의 쿠팡 보유 지분은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드러켄밀러가 쿠팡 초기 단계부터 투자에 나섰던 만큼 김범석 쿠팡 의장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드러켄밀러가 김 의장,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나란히 걸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해외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콘퍼런스는 전 세계 재계 인사들의 사교 모임으로 잘 알려진 행사다.

드러켄밀러는 1988년부터 2000년까지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를 운용한 인물로 명성이 높다. 현재 미국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스콧 베선트 역시 소로스 펀드 출신이며, 드러켄밀러를 멘토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워시는 연준 이사직을 그만둔 직후인 2011년부터 듀케인에 합류해 파트너로 활동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시가 드러켄밀러와 10년 넘게 협업하며 긴밀한 유대를 쌓아왔다는 두 사람 주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전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상황에서 드러켄밀러를 세계 경제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인물로 평가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 재무장관과 차기 연준 의장 후보 모두 드러켄밀러와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어서 그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편 쿠팡이 미국 정치권과 행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데에는 김 의장과 드러켄밀러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방미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리한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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