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계기로 중남미 지역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전략을 ‘돈로주의’로 지칭하며, 미국의 서반구 장악력 강화 움직임이 금융자본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돈로주의는 19세기 미국 고립주의의 대명사인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을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헤지펀드와 투자회사들은 그동안 투자 대상으로 거의 고려하지 않았던 베네수엘라에 대해 현지 출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상환 국채 등 이른바 ‘틈새 자산’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직접 방문해 정치·경제 환경 변화를 점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베네수엘라에 그치지 않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적 시각을 보여온 콜롬비아와 쿠바의 국채에도 일부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소규모 은행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등 주변 지역으로 투자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다수의 미국 펀드 매니저들은 미국의 제재와 마두로 정권의 정치적 탄압, 경제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사실상 ‘투자 금지 지역’으로 분류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압송과 이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 미국의 직접 개입,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활용한 투자 확대 가능성이 결합될 경우 채무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찰스 마이어스 시그넘 글로벌 회장은 “투자 전망을 평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출장을 준비 중이며, 고객들의 동행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 전부터 베네수엘라 국채에 투자해온 셀레스티노 아모레 카나이마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창립자는 “이번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며 훨씬 더 큰 거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마두로 체제에서 위축됐던 베네수엘라의 광업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 클리어리 트라이베카 인베스트먼트의 파트너는 WSJ에 “베네수엘라의 미개발 광물 자원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수개월간 현지 팀을 파견해 직접 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WSJ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사회적 불안정과 미국과의 갈등 재점화 가능성이 투자 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후화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