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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창호 루닛 부사장 "글로벌 빅파마의 러브콜 이유, 정밀 분석 통해 기존 방식 한계 극복"

서윤석 기자

입력 2026.09.08 13:41수정 2026.09.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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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단백질 정량화, 높은 재현성, 검사일치도 등 장점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올해말 발표예정인 루닛 AI 솔루션 적용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다트로웨이' 상업화 3상 결과가 중요 모멘텀"
안 부사장 "현지 업체 통해 중국 시장 진출도 진행중"

사진=안창호 루닛 부사장(파이낸스스코프)


안창호 루닛 부사장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수많은 진단 기술 중에서도 루닛스코프 제품군을 파트너십 대상으로 적극 선정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병리 검사 방식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부사장은 지난 4일 NH투자증권 콥데이에서 "제약사 입장에서 주관적인 사람의 경험 대신 정량적이고 정밀한 AI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는 약효를 최대화하면서도 시장 규모를 경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임상 컷오프 기준을 정할 때도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안 부사장은 루닛의 AI 의료솔루션 루닛스코프 제품군을 담당하는 부서장이다. 그는 정밀한 정량화, 높은 재현성을 AI 병리진단 분야의 장점으로 꼽으면서 최근 글로벌 랜드스케이프(지형)변화를 루닛스코프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안 부사장은 "전통적인 병리 판독은 전문의가 육안으로 현미경을 관찰하며 0단계, 1+, 2+, 3+ 등으로 반정량적(Semi-quantitative) 등급으로 분류하는 데 그쳤다"며 "이는 사람의 시각 인지 능력에는 한계가 명확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반면 루닛의 AI 알고리즘은 다깃 단백질 발현 수치를 17%, 25%, 30% 등 세밀하게 측정 및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높은 재현성과 검사 일치도 역시 빅파마가 루닛을 찾는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안창호 부사장은 "동일한 병리 슬라이드를 보더라도 병리의사 간 판독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대형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내부에서도 평가자마다 결과가 달라져 임상 데이터가 흔들리는 일이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2상과 3상을 준비하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글로벌 제약사 제약사 입장에서 치료 성공 여부를 불확실하고 뒤죽박죽인 판독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AI 병리진단을 이용하면 다기관 임상이나 검사 환경의 차이 속에서도 높은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적은 환자 수로도 통계적 유효성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안 부사장은 "최신 항암제는 특정 환자군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이지만, 바이오마커 없이 투약할 경우 전체 환자 대비 반응률이 20~40% 수준에 불과하고 개발 실패 위험도 크다"며 "이로 인해 실제 약효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사전에 정확히 선별하는 바이오마커와 동반진단(CDx)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NH투자증권 콥데이의 제약바이오 섹터를 주관한 한승연 연구원은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파트너십을 맺고, 루닛의 AI 병리진단 솔루션을 다트로웨이의 동반진단으로 사용하는 상업화 임상3상을 진행중"이라며 "AI바이오마커를 허가용으로 설정한 첫 임상3상으로 올해 주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디지털 병리 시장의 지형 변화도 루닛에게 구조적인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디지털 병리 3대 탑티어로 꼽히던 패스AI(PathAI)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이자 진단 강자인 로슈에 인수되었고, 페이지(Paige)는 템퍼스AI에 합병됐다. 

안 부사장은 "경쟁 제약사의 플랫폼 종속을 경계하는 빅파마들로서는 독립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검증받은 루닛을 최우선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등 다수의 글로벌 상위 20위권 제약사들이 공동연구 프로젝트 및 공동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동개발에는 AI 솔루션을 고객이 원하는 타깃과 방향으로 최적화하는 데만 12~18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며 "이런 절대적인 시간소요 역시 후발주자의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닛은 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 이미지 기반의 방대한 병리 데이터를 독자적인 AI 기술로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돕는 3가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첫 번째 제품은 면역항암제 분야를 타깃하는 루닛스코프 IO(Lunit SCOPE IO)다. 루닛스코프 IO는 표준 H&E 병리 염색 슬라이드를 분석해 종양 조직 내 암세포와 종양침윤림프구 등 주변 면역세포 간의 공간적 관계를 정밀하게 정량화한다.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까지 침투해 있는지 여부를 인공지능으로 정확히 판별해 PD-(L)1 계열 등의 면역항암제 치료에 높은 반응을 보일 환자군을 예측하고 선별해 낸다.

두 번째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ADC 치료제에 특화된 루닛스코프 유니버설 IHC(Universal IHC)다. ADC는 항체를 기반으로 항암제를 암세포에 전달하기 때문에 타깃 단백질의 발현량이 치료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유니버설 IHC는 면역조직화학(IHC) 염색 병리 이미지를 세포 단위뿐만 아니라 세포막, 세포질, 세포핵 등 세포 내 미세 구조(Sub-cellular) 수준까지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타깃 단백질의 발현량과 복합적인 공간 패턴을 연속적인 수치로 정량화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세 번째 제품은 병리 이미지로부터 특정 유전자 변이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는 루닛스코프 제노타입 프리딕터(Genotype Predictor, GP)다. 통상 비소세포폐암 환자 등에서 표적치료제 처방을 위해 진행하는 EGFR 등 특정 유전자 변이 검사는 2주에서 4주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안 부사장은 "정밀한 결과를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해 최적의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강조했다.  

제노타입 프리딕터는 환자의 초기 진단 병리 이미지만으로 특정 돌연변이가 존재할 확률을 빠르게 스크리닝한다. 이를 통해 환자가 적절한 표적치료제 검사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 검사 보조 도구로 확장성을 가진다. 

루닛은 북미와 유럽을 넘어 최근 전 세계 항암 신약 및 ADC 개발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시장 진출도 전략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안 부사장 "중국은 라이카나 로슈 등의 글로벌 표준 스캐너 기업 외에도 현지에서 주로 사용되는 고유한 스캐너와 자체 소스 데이터가 발달한 특수한 시장"이라며 "현지 주요 병리 장비 및 스캐너 기업들과 물밑에서 긴밀한 협력과 데이터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평했다.

루닛은 특정 기기나 인프라에 구속받지 않는 유연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시장 진출에 가장 유리한 진단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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