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전 세계 원유 공급 확대와 유가 안정을 위해 조만간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앞으로 며칠 내로 해상에 대기 중인 약 1억4000만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물량이 약 10일에서 2주 정도의 글로벌 공급량에 해당하며, 이를 활용해 이란을 견제하는 동시에 향후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1400만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이 물량은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규모다.
미국은 유가 안정을 위해 실물 시장에 직접 개입할 뜻도 분명히 했다. 베선트 장관은 다른 국가들의 전략비축유(SPR) 추가 공급 움직임과 별개로, 미국 단독으로도 가격 인하를 위한 추가 방출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총 1억72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약 4개월에 걸쳐 시장에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11일 확정한 상태다. 아울러 재무부가 원유 선물 거래 등 금융 부문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개입 대상은 철저히 실물 시장에 국한된다"며 단호히 부인했다.
한편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3월 12일 이전에 선적된 일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을 대상으로 4월 11일까지 한 달간 예외적으로 운송 및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단, 이란·북한·쿠바 및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과의 거래는 계속해서 엄격히 통제된다.
중동 해역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향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동맹국들이 무력 충돌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선박 보호 역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그는 "이 항로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국가들이 보호 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관련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빚어진 정치권의 파행도 짚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낙점한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가 미 의원들과 원만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를 향해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겨냥한 조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워시 후보의 인준 절차를 가로막고 있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연준 청사 개보수 예산 남용 의혹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전임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이사회에 남은 전례는 행정부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던 단 한 차례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직을 이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으며 이는 역사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