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에 대해 핵심 파이프라인 VRN11의 임상 1상 진전과 VRN10의 병용 확장 가능성을 근거로 기업가치 리레이팅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32만원으로 33% 상향했다.
유안타증권은 VRN11에서 약효·안전성 신호를 임상으로 증명하고 전임상에서 예측된 BBB(혈뇌장벽) 투과성과 C797S 변이 억제 기전을 실제 환자 데이터로 재확인하고 있어, 연말까지 이어질 학회 발표(ESMO Asia 등)가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VRN11, ‘C797S 변이·CNS 전이’ 모두 잡았다
보로노이는 최근 열린 AACR-NCI-EORTIC(ANE) 학회에서 EGFR TKI 내성 환자 대상 VRN11의 임상 결과를 추가 공개했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C797S 변이 환자(4명 중 3명에서 부분반응·PR) 데이터다.
이들 중 두 명은 뇌전이 병변이 완전히 소실, 한 명은 종양 크기 감소를 보였다. 혈중 ctDNA 검사에서도 PR 환자 3명은 투약 4~8주 후 ctDNA가 완전히 사라졌고, 반응하지 않은 1명은 ctDNA가 잔존했다.
하연수 연구원은 “이는 오시머티닙(Osimertinib)의 ELIOS 연구에서 예후와 직접 연관된 생체표지자 변화와 일치한다”며 “VRN11이 내성·전이 환자 모두에서 표적억제 효과를 임상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VRN11은 특히 CSF(뇌척수액) 내 약물 농도가 혈중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확인된 우수한 BBB 투과성이 사람에서도 재확인된 셈이다.
C797S 변이 환자에서 두개 내 종양 소실이 관찰된 점 역시 뇌로의 약물 전달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하 연구원은 “EGFR·ALK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서 CNS(중추신경계) 전이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현재 허가받은 치료제 중에서도 CNS 전이에 효과적인 약물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VRN11은 차세대 CNS 타깃 TKI로서 임상적 수요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고용량에서도 ‘Grade 3 이상 부작용 0건’
이번에 공개된 안전성 데이터는 총 5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Grade 3 이상 부작용은 한 건도 없었으며, Grade 2는 가려움 2건·위염 1건으로 모두 투약 지속 상태에서 해결됐다.
400mg 투여군에서도 내약성이 유지되며, 용량 증가에도 안전성 프로파일이 일관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EGFR 관련 경미한 발진, 설사 등이 일부 보고됐지만, 심독성(QT 연장), 빈혈 등 off-target 독성은 없었다.
하연수 연구원은 “초기 부작용 빈도가 높은 EGFR TKI 특성을 고려하면, 추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낮다”며 “이 같은 안전성은 향후 단독요법뿐 아니라 병용요법 개발에도 강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효능 지표도 긍정적…DCR 95.2%, ORR 19%
EGFR 변이(NSCLC 3차 이상)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한 유효성 결과에서는 DCR 95.2%, ORR 19%를 기록했다.
부분반응(PR) 4건, 안정병변(SD) 16건, 진행(PD) 1건이며, 특히 CNS 전이 환자 11명 전원이 투약을 유지 중이다.
하연수 연구원은 “3세대 EGFR TKI 내성 환자에서 쓰이는 화학요법+Amivantamab 병용(MARIPOSA-2)의 mPFS가 6.3개월 수준이지만, Grade 3 이상 부작용률이 72%에 달한다”며 “VRN11은 동등 이상의 유효성을 보여주면서도 안전성은 비교 불가 수준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추가 데이터가 쌓일수록 VRN11은 차세대 표준치료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2026년 상반기 1b/2상 진입…‘가속 승인’ 현실화
보로노이는 2026년 상반기 VRN11의 1b/2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하연수 연구원은 “임상은 C797S 변이 2차 치료 코호트(A)와 naïve EGFRm NSCLC 1차 치료 코호트(B)로 구성될 예정이며, 가속 승인(Fast Track)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C797S 환자 대상 코호트는 320mg 저용량군과 고용량군으로 진행되며, 변이 환자군에서의 객관적 반응(PR) 3/4라는 선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장 연구가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naïve 환자군은 한국·대만 등 1차 치료로 오시머티닙을 사용하는 지역에서 CNS 전이 중심 모집이 예상된다.
하 연구원은 “VRN11은 내약성이 뛰어나 병용요법 개발에도 유리하며, C797S 변이를 직접 표적하는 첫 약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VRN10, 안전성 기반 병용 확장 기대
보로노이의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 VRN10(HER2 TKI)도 순항 중이다.
현재 1a상에서 80mg·160mg 코호트를 마치고 240mg 투약 중이며, 160mg까지 단 1건의 경미한 설사 부작용만 보고됐다.
이는 HER2 TKI 가운데 대표적 부작용인 설사·발진 빈도가 매우 낮은 편으로, 최근 허가받은 zongertinib(120mg 기준 설사 56%, 발진 33%) 대비 안전성 경쟁력이 뚜렷하다.
이는 전임상에서 확인된 EGFR wild-type에 대한 낮은 억제 선택성 차이가 임상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VRN10은 T-Dxd 내성 세포에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던 전임상 결과를 사람에서도 재현했다.
이번 발표에서 종양 크기를 평가한 5명 중 3명(60%)이 약 25% 내외의 종양 크기 감소를 보였으며, 이 중 2명은 T-Dxd 투약 이력이 있는 환자였다.
하 연구원은 “이는 T-Dxd 내성 환자군에서의 후속치료 혹은 병용전략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VRN10은 HER2 표적치료 병용 플랫폼의 기반 약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 32만원으로 상향
유안타증권은 보로노이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4만원→32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VRN11의 C797S(2L)·CNS 전이(1L) 적응증 개발 성공률을 기존 25.9%에서 각각 44.1%, 33.8%로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VRN07(ORIC-114, EGFR exon20ins TKI)과 VRN10(HER2 TKI)의 기존 가치는 유지했다.
하 연구원은 “VRN11은 12월 초 ESMO Asia에서 추가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같은 학회에서 VRN07의 1b 임상 결과도 함께 공개된다”며 “연말까지 이어질 임상 모멘텀은 보로노이의 신약가치 리레이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로노이는 VRN11을 통해 C797S 변이·CNS 전이·BBB 투과라는 세 가지 임상 난제를 하나씩 증명해가고 있다”며 “VRN10이 병용요법 기반으로 확장되고 VRN07이 글로벌 학회에서 추가 데이터를 확보하면, 국내 바이오 중에서도 기술경쟁력이 가장 앞선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